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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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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비평_드라마 미니시리즈
내용 ‘괜찮아 사랑이야’ ‘트로트의 연인’ ‘운명처럼...’ 등등
왜 요즘 미니시리즈는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가
-신상일의 드라마비평-



KBS, MBC, SBS 등 지상파 TV3사의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들을 흔히 미니시리즈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이들 주중(週中)에 방송되는 드라마들은 그냥 연속극과는 뭔가 다르게 가기로 한 드라마다. 시리즈는 시리즈이되 가급적 그 길이를 짧게 해서 주제를 보다 선명하게 하고 작품성을 높이자는 의도로 편성된 경우라 할 수 있다. 연속극의 단점과 단막극의 단점을 되도록 줄이고 연속극의 장점과 단막극의 장점을 보다 살리는 포맷으로 때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호응을 받았다. 출발은 그랬다. 그러나 요즘에 방송되는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이른바 미니시리즈들은 어떤가. 일반연속극인지 미니시리즈인지 구별도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미니시리즈라는 점을 핑계로 TV드라마의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드라마들을 매주 제멋대로 양산해내고 있는 느낌이다. 현재 지상파 TV3사가 방송하고 있는 월화, 수목드라마 즉 미니시리즈는 모두 6편. KBS-2TV의 ‘트로트의 연인’과 ‘조선총잡이’, MBC의 ‘야경꾼 일지’와 ‘운명처럼 널 사랑해’, SBS의 ‘유혹’과 ‘괜찮아 사랑이야’ 등이다. 모두들 제작비가 만만찮게 들어가는 드라마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왜 요즘의 미니시리즈들이 차츰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들 미니시리즈들의 대부분은 그 대상이나 초점이 비교적 젊은 층에 맞춰져 있다.

“왜 사람들이 미니시리즈들을 외면하는가”

이야기의 내용도 등장하는 인물도, 드라마를 진행하고 운반하는 방법도 일정부분의 감각도, 불특정다수의 일반대중과는 거리가 멀다.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추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마는 하지 말라거나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가령 비교적 젊은 층의 감각을 살리고 그들의 야이기를 드라마에 끌어들이더라도 거기서 일반이 관심을 가지고 대중성과 연동할 수 있는 동기를 주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실패하고 있으며, 다분히 독단적이고 안하무인격의 드라마들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내용은 별 것도 아닌데 주제음악이란 걸 만들어 흘리면서 화면장난만 되풀이 한다. 특히 멜로드라마일수록 폭넓은 계층의 정서를 담고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저희들끼리, 젊은 애들끼리의 놀음이고 잠시라도 진지해질 수 있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마치 1990대 초에서 중반까지 일본서 들어온 이른바 ‘트렌디드라마’가 그랬던 것처럼 일반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 SBS의 사실상의 멜로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와 ‘유혹’에서 볼 수 있듯이 잔뜩 폼만 잡고 멋만 부렸지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은 부재다. MBC의 ‘운명처럼 널 사랑해’와 KBS의 ‘트로트의 연인’도 마찬가지다. 엄밀히 말해서 멜로는 그 정서적인 면에 있어서 젊은이들의 행태와는 거리가 있고, 오히려 중년 이후의 연령층에서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인간의 단면인 것이다. 따라서 비교적 젊은 층의 멜로라 할지라도 상당히 폭넓은 연령층을 이해하고 공감을 끌어내는 일종의 매력 또는 낭만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여기서도 인간의 본질에 접근해보려는 시도 또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저 새로운 시도인양 밀고 나가면 될 것으로 착각하거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특수한 상황을 일반대중화 또는 보편화시킬 가치를 끌어내지 못하는 수준이다. 소재의 문제에서도 그렇다. 아무리 특별한 소재라도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정서를 살려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포장과 젊은 감각만으로는 드라마가 안 돼”

하지만 작금 대부분의 미니시리즈의 경우 자기들 나름의 새로움만 내세운 나머지 해괴하고 기이하고 전혀 리얼리티가 없는 황당한 이야기를, 한 마디로 자기네들 생각만을 강요하는 드라마가 많아졌다. 새롭다는 것은 황당하고 기이하고 해괴함 그 자체가 아니다. 인생과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의 새로움을 말하는 것이지, 이상한 행동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뜻하는 것은 더구나 아닐 것이다. 여름이니까 일종의 납량특집으로 귀신이 등장하는 ‘야경꾼 일지’도 나올 수는 있겠으나, 설사 그런 판타지 속에서도 인간본질을 추구하는 최소한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장난이 아닌 드라마가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조선총잡이’가 그나마 소재 측면에서 다소 타당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청자는 때로 멍청하고 바보 같지만 결코 바보들이 아니다. 지금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문제가 아닌 엉터리 가짜를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내용도 없이 자가도취한 채 내보내는 드라마에 대한 인내심이나 포용력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시청자는 안다. 어떤 드라마가 엉터리인지 모르지 않는다. 한 마디로 지상파 TV3사의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이른바 미니시리즈라 자칭하며 내보내고 있는 드라마들은 거의 대부분이 그 소재나 내용에 있어 콘셉트를 잘못 잡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이 현대물이든 사극이든, 판타지든 멜로물이든, 젊은 층 얘기든 나이든 사람들의 얘기든 결국 드라마는 드라마다. 영화나 연극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다. 텔레비전드라마는 어디까지나 텔레비전드라마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간본질의 문제에 끝까지 천착하는 것이어야 한다. 형식이나 수단, 포장이나 제작기법 같은 ‘하드’보다는 ‘소프트’, 즉 내용이 중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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