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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TV드라마 히스토리(11) - 드라마 주제가 열전(2)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TV드라마 히스토리(11) - 드라마 주제가 열전(2)
내용 라디오드라마의 히트주제가는 1970년대 말까지는 이어졌다. 과거 배명숙 작사의 ‘돌아오지 않는 강’에 이어 ‘기러기 아빠’ ‘아빠의 청춘’ ‘작은 연인들’ ‘동숙의 노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섬마을 선생님’ ‘레만호에 지다’ ‘진고개 신사’ ‘호반의 벤치’ ‘회전의자’ 등 수많은 주제가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던 것이 ‘꽃순이’와 ‘창밖의 여자’(배명숙 작사) 정도를 끝으로 그 맥이 끊어졌고, 라디오드라마의 주제가에 의해 가요계 판도가 좌우되던 시대도 서서히 막을 내리고 TV드라마 시대로 접어들면서 초기에는 주제곡이 각광을 받고 많이 불려 지기도 하지만 날이 갈수록 주제가 보다는 삽입곡이나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이른바 OST시대로 접어든다. 다시 말해 주제가라는 개념보다는 어떤 드라마에 쓰이는 음악의 개념으로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텔레비전드라마 시절에도 주로 초기의 몇몇 주제가는 여전히 인기를 누렸다. 앞서 언급한 유 호(兪湖) 작사의 ‘임은 먼 곳에’(신중현 작곡)와 한운사 작사의 한국최초의 TV연속극으로 꼽히는 ‘눈이 내리는데’의 주제가와 ‘서울이여 안녕’(이미자 노래) ‘봄비’(이은하 노래) 등은 대중가요로도 크게 히트한 드라마주제가에 속한다.

“안녕, 안녕 서울이여 안녕/ 그리운 임 찾아 바다 건너 천릿길/ 쌓이고 쌓인 회포 풀려고 왔는데/ 임의 마음 변하여 나 홀로 돌아가네/ 그래도 임 계시는 서울 하늘 바라보며 안녕안녕/ 서울이여 안녕”

....물론 그 이전의 TV드라마주제가에도 불후의 인기가요가 된 주제가가 있었다.



‘창밖의 여자’ 등 라디오드라마 주제가들
한때는 대중가요계 판도를 좌우하기도



이미자가 부른 최초의 국민드라마 ‘아씨’의 주제가는 역시 전 국민을 울린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크게 히트했다.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말 탄 임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든가 저기던가 복사꽃 곱게 피어있던 길/ 한 세상 다하여 돌아가는 길/ 저무는 하늘가에 노을이 섧구나”

....‘아씨’와 거의 같은 반열의 시청률을 올린 TV드라마 ‘여로’의 주제가는 드라마만큼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어진 주제가이기도 했다. 주제가가 큰 비중을 차지하던 당시에는 대체로 드라마가 뜨면 주제가도 뜨던 시절이어서 그 재미 또한 빼 놀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차츰 그 기세가 사그라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드라마주제가 가사들은 당시의 대중가요와 거의 흡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방송될 드라마의 정서나 방향과 관련이 있고 그 내용을 대충 암시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했지만, 표현상 대부분 시각적이어서 노래와 동시에 그림(영상)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많았다. 그 광경이나 상황, 또는 마음의 움직임이 눈에 보이거나 금방 떠오를 수 있는 언어와 표현을 많이 쓰는 것이 작사의 비법이기도 했다. 가령 ‘아씨’의 주제가만 봐도 그렇다.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그 광경이 눈에 선하다. ‘임은 먼 곳에’나 ‘서울이여 안녕’도 마찬가지다. “망설이다가 임은 먼 곳에” 나 “그리운 임 찾아 바다 건너 천릿길, 쌓이고 쌓인 회포 풀려고 왔는데” 역시 그림이 눈에 선한 시각적 표현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드라마의 주제가란 그냥 하나의 노래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와 더불어 한 시대의 대중적 정서를 대변하고, 그 시대의 언어문학 내지는 표현의 흐름을 형성해 나간다는 생각까지 든다. 흔히 말하는 ‘랩’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일종의 낭만과 운율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그런 드라마주제가를 쓰는 경우는 사라져 버렸다.



‘서울이여 안녕’과 ‘임은 먼 곳에’ 등
TV드라마 주제가들도 명곡가요로 남아



오히려 주제가와는 별도로 드라마 속에 우연히 또는 의도적으로 삽입된 노래가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해 엉뚱하게도 알려지는 어부지리가 더 많아졌다고도 할 수 있다. 가령 최초의 한류(韓流)드라마로 알려진‘사랑이 뭐길래’ 속에서 여자주인공이 혼자 자탄조로 중얼거리면서 부른 가요 ‘타타타’가 갑자기 인기가요가 되어 거꾸로 덕을 봤다든지, 또 다른 드라마에서도 가끔 그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모두가 드라마가 시대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말해주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드라마의 언어, 즉 대사는 쉽고 짧고 시각적일 필요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TV드라마는 영상물이기는 하지만 영화와 달리 언어의 비중이 필수적이며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언어는 소설 등에서 쓰는 ‘글’ 즉 문어체가 아니라 ‘말’ 즉 구어체라야 한다는 것을 드라마주제가 작사에서도 알 수가 있다. 셰익스피어 희곡의 대사는 참으로 그 표현이 현란하지만 그것이 드라마의 대사로는 정말 어색하고 적합지 않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일상의 언어로 이뤄지는 드라마와 시적이며 극적인 대사로 이뤄지는 희곡이나 영상이 언어의 거의 전부인 영화와도 확연히 구별되는 서로 간의 특징이자 다른 점이다. 어쨌거나 지금도 많은 드라마주제가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불리어지고 있다. 그냥 대중가요겠지 하고 생각했던 노래 가운데는 의외로 드라마주제가였던 가요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그 드라마주제가를 작사한 사람 가운데는 저작권사용료를 꾸준히 받거나 아예 대중가요 작사가로 더 알려진 사람도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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