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스러운 날 | |
내용 |
토요일 커피머신 원두 그라인더가 말을 안들어 도로 옛날 식으로 내려서 먹으며 월요일에 에이에스 신청을 해야지 하고 지냈는데 일요일, 핸드폰 밭데리가 납득 안되게 곰방 나가버려 ' 왜 이러지? ' 하고 자고 일어났더니 충전시켜 단 한통화도 안하고 밤을 지낸 밭데리가 또 완전히 끝나 있었다.,
아직 명이 다할 때는 아니라서 다소 언짢은 기분으로 핸드폰이 아프다는 신고를 식구들한테 해놓고 집을 나서는데 홍기사가 차고 셔터가 고장났다고 나한테 신고했다. ' 웃긴다..한꺼번에 왜 이런다냐. ' 그러면서 약속 장소에 나갔는데 결혼식을 불과 열흘 정도 남겨둔 스물 아홉 살 짜리 처녀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그만 남의 에쿠스를 꽤 심하게 박아 연락처 남겨놓고 왔다고 했다. 두시간 반 정도 점심은 그럭저럭 기분 좋게 먹었다. 담배 한대 피고 싶어서 지하 매장 어떤 가게 잠깐 들렸다 가겠댔더니 모두 같이 따라 나서서 지하로 내려가 담배 한 대 태우고 결혼 앞둔 아가씨 몫으로 향수를 하나 사고, 따로 내 차지가 돼 있었던 선물 고르기를 해서 봉투 하나를 집어들고 집에 왔다. 그런데 몇시간 지나서 봉투를 열었더니 이게 웬일, 결혼하는 아가씨 준다고 산 향수 상자가 튀어나오는 게 아닌가. ' 미치겄다 오늘 왜 이러냐 진짜 ' 허둥지둥 매장에 전화해서 그쪽에서 보내준 선물 상자와 향수 봉투를 맞교환하고 해결을 봤는데, 매장에서는 내가 향수를 직접 전해 줄려 그러는 걸로 알았었고 매장에 남겨 놓은 선물 꾸러미는 나중에 찾아갈 심산인 줄 알았었던가보다. 당연히 내 봉툰 줄 알고 암말 없이 향수 봉투를, 그것도 가로채듯 난짝 들고 온 사람이 나니 할말은 그저 ' 이걸 어쩌면 좋아 나 오늘 일진이 왜 이런지 모르겠네 미안해요. ' 밖에 없었다. 사나운 일진은 그러고도 한껀 또 남아 있었다. 어두워서 사위가 보낸 새 핸드폰이 퀵으로 왔는데, 그전 통화중에 쓰던 핸드폰을 반납하느니 마느니 했기 때문에 새 핸드폰 가져온 퀵한테 헌 핸드폰을 기어이 들려 보냈는데 어쩐지 그 사람이 ' 그런 말씀은 안하셨는데요... ' 좀 띠일한 얼굴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아니 반납하기로 했어요 갖고 가세요. ' 너무도 자신있게 들려 보내고 나서 이삼십분 있다가 사위 전화 받았는데 으으으으으 헌 전화기 그냥 갖고 있어야 등록된 전화 번호를 옮길수 있는 거라고 했다. 부랴부랴 퀵 전화번호 찾아서 ' 그거 도로 갖다 주셔야한다네요. ' 했더니 벌써 오류동 까지 가 있다고 했다. ' 그래도 어떡해요. 죄송하지만 그게 필요하대요. ' 비굴하게 굴어서 일금 만 칠천원 퀵 값 새로 쓰면서 헌 전화기 받아 놓았다. 핸드폰 사건이 마무리 된 것이 밤 10시. 참 이상스런 날이었다. 밤 11시 뉴스를 보니 여기저기서 사고로 사람이 꽤 많이 횡액을 당한 날이었다. 아침 7시에 집을 나서 시골로 들어와 밥해서 홍기사와 11시에 아침 겸 점심 먹고 전화는 10시 반쯤 개통됐다. 쿠키는 어제 한 끼 밖에 안 먹었는데 아직도 식사 거부 중이다. 아무래도 내가 소파에 길게 누워 티비를 켜야 진지를 드실 모양이니 컴퓨터 끄고 거실로 나가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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