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日 記 2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日 記 2
내용 12월 7일 마지막 원고 내보내고 오늘 24일, 아직 시골집에도 다녀오질 못했는데 뭘 하면서 열이레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16,17,이틀은 부산에서 운동하고 18일 오후는 쫑파티가 있었고 그저께는 마침내 치과 공사를 시작했다.
아, 그리고 20일은 밥먹는 모임 있었다.
뭐했는지 챙겨지는 엿새 동안을 빼면 나머지 날들은 그냥 집에서 자다깨다 뭉갰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게 여러 날을 그저 뭉개고 지냈으면서도 홈페이지 숙제는 안했다. 원래 한 작업을 끝내고 나면 얼마동안은 절대 아무 것도 쓰고 싶지가 않다. 글쎄 괜한 일 시작했다니깐....

' 완전한 사랑 ' 결말 역시 불만인 시청자들이 많은 모양이다.
흐지부지 실망스럽다, 꼭 죽어야만 완전한 사랑이냐, 잔인하다, 김수현 늙었다 고마해라 등등등.
어떻게 느꼈던지 그것은 시청자의 몫이며 권리니까 상관없다.

그러고 보니 내 드라마의 결말은 한번도 ' 이것이 엔딩이다아아아 '였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지금 쉽게 생각나는 것만 추려보아도 ' 사랑과 진실 ' 은 실종 상태로 방황하는 미선이가 강변인지 해변인지에 있는 것이 엔딩이었고, ' 사랑과 야망 ' 은 물먹었던 태준이가 야망의 정점이랄수 있는 위치로 복귀해서 귀가했는데, 평생 도움 되지 않았던 아내 미자와 격렬한 말싸움이 벌어지는데서 끝을 냈었다.
이 엔딩의 의미는 ' 삶이란 별거 아닌 되풀이 ' 일 뿐이라는 것이었는데 이 엔딩도 못마땅해했던 사람들이 많았었다.
얼마 전에 했던 특집극 '혼수' 엔딩 역시 불편해 한 사람들이 많았었다.

그래도 역시 나는 드라마의 마무리를 ' 엔딩이다아아아 ' 로 촌스럽게 처리하는 것이 싫다. ' 엔딩이다아아 ' 는 ' 지금까지 보신 것은 드라마입니다아아 '로 만들어버려서 싫다.
나는 내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어느 한 코너에 여전히 그들이 산 사람들로 존재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완전한 사랑 ' 의 경우, 시우까지 죽는다는 설정은 물론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다. 남녀가 열렬히 서로 사랑할 때 ' 너 없이 나 혼자서는 못살아 ' 정말 진심으로 순간순간 그런 감정일 수가 얼마든지 있는데, 실제로는 상대가 없어도 얼마든지 잘만 산다. ' 완전한 사랑 ' 은 정말 ' 너 없이는 못살아 ' 가 돼버리는 케이스를 쓸 작정이었다.

박시우는 아내 따라 죽겠다는 생각을 안했던 남자였다.
자식들에 대한 의무를 팽개치면서 그렇게 유약하고 비겁한 캐랙터는 아니었다.

그는 시간의 도움을 받아 아내 잃은 슬픔에서 서서히 벗어났을 것이고, 먼저 간 아내몫까지 최선을 다해 아빠역할을 해 낼 결심이었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죽어졌다.
죽은 것이 아니라 죽어진 것이다.
의도되어진 ' 너 없이는 못살아 ' 가 아니라 결과적으로 ' 너없이는 못살아 ' 가 되었다.
' 결과적으로 ' 가 훨씬 비장할 수 있다.
아내의 죽음이 그 자신의 죽음을 불렀을 만큼 큰 상실이었다는 말이 되니까....

시우는 죽었는데 비행기 타고 여행가는 가족들과 아무 것도 모르는채 재밌게 스키타는 아이들 장면에 ' 어떻게 그럴 수가 ' 라고 골을 내는 사람들도 있던데,
글쎄.. 뭐랬으면 좋을까...
글쎄..글쎄....아 이해시키려 애쓰지 말자..피곤하다.

그저 나의 쫌은 다른 엔딩의 의도랄까 의미를 제대로 느껴주는 이들이 보다 많아졌으면 한다.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