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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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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
내용 마지막 글 올리고 스무사흘 짼데 그동안 뭘 했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지난 주 일요일, 캐스팅을 위해 정을영 감독에게 kbs주말 인물표는 건네주었고 어제 외출하면서 특집 연출을 할 이종수 감독한테 전화로
' 소식없어 궁금하죠? 8월 10일 까지는 完稿 보내 줄께요. '
했다.
' 괜찮아요 선생님. 아직 시간 충분한데요 뭘. '
감독 말처럼 방송 날짜로 보면 급할 것 없지만 9월 중순이면 적어도 4부는 들고 촬영을 시작하겠다는 주말드라마 스케줄을 맞춰주자면 일단 특집을 털어내야 한다.
내 입으로 8월 10일 날짜를 약속했으니 약속은 지켜야 한다.
오늘 내일 일요일까지 다른 일에 시간쓰고 월요일에는 점을 찍을 작정이다.
8월 10일 특집 내보내고 나면 한 열흘 쯤 건들거리고 8월 20일 경에는 주말 뚜껑을 열 심산이다.

이 작업이라는 것이 언제나 발등에 불 떨어질 지경이 아니면 달라붙어지지를 않는 것이 고질병이다.

장마 끝나기 전에 특집 끝낸다고 해 놓고는 장마 끝나고 삶아 죽일듯 더운데 아직이다.
한심한지고.

우리는 아직 캐스팅에 본격적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있는데 가을 프로그램 캐스팅 때문에 머리 뚜껑 들썩거린다는 감독들이 한둘이 아닌가보다.

나는 연기자의 인기도에 집착하지 않는다.
인기는 인기일 뿐, 어느 배우의 인기 덕을 볼 생각같은 건 정말 꿈에도 없다. 그저 느낌이 괜찮고 역할에 가까운 이미지고 숨어있는 가능성이 보이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자신이 스타라고 굳세게 믿고 있는 사람보다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닌 이들이 나는 괜찮다.

세상이 호들갑스러워져서 ' 아버지 가방에 들어간다 ' 수준의 배우도 어느 날 보면 톱스타라는 표찰을 붙이고 있는데 아연실색을 하겠다.
마치 무궁화 두개도 아까운 호텔들에 떠억하니 무궁화 네 개 붙어 있는 걸 보는 느낌이다.

그러나 저러나 우리 감독이 젊은 친구들 캐스팅에 속 많이 끓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젊은 연기자들한테는 김수현 드라마가 ' 별볼일 ' 일테니 감독이 속 많이 안 끓일 걸 바라는 게 무릴 것이다.


1. 단독주연이 아니면 싫다는데 홈드라마니 우선 가위표다.
2. 미니시리즈가 아니고 연속극이라는 것이 또 가위표다.
3. 김수현 할매 까다롭고 무섭다 그러고 대사량도 많은데다 연습 때
3. 할매한테 일일이 지적 당하면서 쪽팔리는 거 또 가위표다.
4.김수현 뭐 시청률 별로 그렇고 그렇잖아? 이것도 가위표다.

후후후후후.

어제 작가협회 모임이 있어 나간 자리에서 한운사 선생님께서 요즘 드라마에 대해 개탄하시면서 말씀하셨다.
' 어이 이거봐. 김수현. 요즘 말야 내 친구들이 날보고 아이들하고 같이 앉아서 볼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쓰래. 나는 쓸 수가 없고, 으으음. 드라마 이래서 되는 거야? '
' 네 선생님 그래서 제가 이번에 졸린 사람 모여라 그렇게 쓸려고 해요. '
하고
' 근데요 제목을 < 부모님전 상서 > 로 할려고 하는데 어떠세요? '
했더니 한 선생님
' 우우움. 그거 좋다. 아주 좋다. '
하셨고 그 자리에 다른 작가분들도 호의적이었다.
방송드라마 작가 40년 바라보며 제목 잘 붙였다는 소리는 또 평생 처음 듣는다.

모인 분들이 모두 50대 이상이고 그 연령의 작가적인 감각으로 ' 부모님전 상서 ' 라는 제목에 호의적이었겠지만 아마도 젊은 사람들은
' 에엥? 이게 뭐야. 에에에이 곰팡내 '
그러리라 생각한다.
아니, 부모님전 상서라는 말 자체를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나는 ' 부모님전 상서 ' 를 고수할 것이다.

인물표를 넘기면서
' 정감독 나더러 시납 달라 그럼 안돼요. 기획의도, 작의 뭐 그딴 거 다 감독이 만들어 붙이라구. '
했더니 감독왈
' 선생님 저요, 선생님 작품하면서 제대로 된 시납 받아본 적 한 번도 없어요, 지금까지 다아 제가 만들었어요. '
했다.
나는 ' 하하하하 맞어맞어. ' 할 수 밖에 없었다.

세월과 나이가 좋은 점도 있다.
시납 엉성한 작가 김수현은 이 살벌한 방송판에 아직도 두세페이지 인물표로 뭉개며 날 잡어잡수 하고 있으니.

발등에 불 떨어질 찰나다.
정신 차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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