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느냐 안 참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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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 부모님전 상서 ' 때문에 미루어 두었던 임플란트를 드디어 해넣었다.
역시나 마취가 쉽게 안되는 체질임을 유감없이 보여줘가며 마취 주사를 추가로 두번이나 더 찌르고 시작을 했는데, 의사를 백퍼센트 믿고 받는 수술임에도 잇몸 속에 묻혀 있는 뼈에 구멍을 내는 과정, 구멍에 금속 기둥을 박아 넣는 과정이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긴장할 필요없다 싶으면서도 중간중간 잔뜩 오그라져 있는 몸을 한번씩 풀어줘가면서 ' 으으응,고난도겠구먼. 비싸게 받긴 받아야겠구먼 ' 생각했었다. 수술 끝나고 난 뒤 의사가 내 눈을 들여다 보면서 애원?했다. ' 그런데요 선생님. 정말로 담배는 좀....하루에 다섯 가치만 피우세요 네? ' 완전히 끊으라고 해봤자 의사 말을 하나님 말로 들을 할매가 아니라는 걸 간파하고 ' 다섯 개피 ' 의 보너스로 꼬시는 얼굴이었다. 내가 그냥 빙글빙글 웃자 의사가 ' 아 정말 안돼요오. 담배가 제일 나쁘다니까요 안 붙는다니까요오오. ' 거의 발을 구를듯 말했었다. 잇몸 뼈에 박아 넣은 쇠기둥 사이를 살이 채워지면서 붙어야 하는데 실패하는 3퍼센트의 원인 중에 일등이 흡연이라고 한다. ' 알았어요 알았어. 노력해 볼께요. ' 하고 병원을 나서서 지금 이 순간까지 담배 문제를 아직 해결을 못하고 있다. 이참에 아예 끊어버렸으면 딱 좋겠는데 머잖아 시작될 작업이 저만큼에서 히히 웃는 게 보이는듯 하다. 누군가가 담배는 끊는게 아니라 참는 거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맞는 말이다. 피우고 싶은 순간을 그때마다 참고 또 참고 그 다음도 참고, 하다보면 참아야하는 순간과 순간의 길이가 길어지고 그러다 보면 참아냈던 순간들이 아까와 또 참아 넘기고 하면서 ' 담배 끊은 사람 ' 이 되는 모양이다. 나도 8개월 동안 참아서 ' 담배 끊은 할매 ' 가 돼 보기는 했었다. 특별한 결심도 없이 어느 날 그냥 ' 에이 싫증나. 그만 피자 ' 그렇게 시작해서 별다른 금단 증세도 없이 만 여덟달을 버텼는데 그만 ' 완전한 사랑 ' 작업이 시작되면서 한 순간에 나무아미타불이 돼 버렸었다. 담배는 30년을 함께 했던 명실상부한 ' 동업자 ' 였다. 담배없이 작업을 할려니 외다리로 달리기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무너지고 말았는데 이번이라고 무사할까. 아니아니 계속 피고 싶은 핑계가 아니라.-나도 담배는 지저분하고 냄새나고 싫다-8개월도 날려버렸는데 불과 삼사개월은 우습지 않을까 말이다. 참느냐 안참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게다가 일을 앞에 놓고 ' 참어 말어 ' ' 참어 말어 ' 투쟁할만큼 담배가 그렇게 반드시 처부수어야 할 적군일까. 30년 동업자며 30년 친군데.... 암튼 지금 갈등 중이다. 어제는 얼굴이 거의 에일리언 수준으로 부어서 볼 수가 없더니 오늘은 조금 부기가 빠졌다. 혀 아래 또하나의 혀가 부풀어 나와서 끔직하더니 그것도 줄었고, 자아 오늘 오후 4시에 올라온다는 사람들을 스톱 시켜야 하나 그냥 둬야하나 생각 중이다. 일단 12시쯤까지는 얼굴 상태를 좀 더 볼 참이다. 참느냐 안참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끝까지 참아질 것인가 결국 안참고 공념불을 만들 것인가가 문제다. 그런데 나는..... 참는 걸 별로 잘 못하는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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