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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2022 시청자 평가단] 너만의 거리에서, 우리는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2022 시청자 평가단] 너만의 거리에서, 우리는
내용 주제나 소재는 괜찮았지만 그걸 전혀 이야기로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건 드라마도 아니고 다큐도
아니고... 차라리 발달장애인 주변의 일들을 일상처럼 풀어나가는 식의 이야기 전개였다면 훨씬
나았을 거 같다. 하지만 주제에 맞춰 ‘보통보다 느린’ 발달장애인과 ‘보통보다 지나치게 빨리’ 간
우수자, 그러나 번아웃으로 남들보다 늦어진 여주인공을 대비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려다보니 주인
공의 일상과 코믹하려다 만 황당무계한 상황이 뒤섞여 이도저도 아닌 전개가 됐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프로파간다는 또 어떤가. 이 드라마가 장애이해드라마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이상 제작단계에서 요구된 프로파간다들이 있었겠지만, 원래 프로파간다를 프로파간다답지 않게 이야기 속에 녹이는 게 드라마의 참맛 아닌가. 그런데 그 프로파간다가 정말 뜬금없이 등장한다. 대사도 다듬어지지 않았다. 드라마의 이야기 톤과 전혀 맞지 않는, 마치 제작요구사항에 적혀 있는 문장을 대화체로 바꾼 대사가 급격하게 분위기를 바꾼 장면에서 흘러나온다.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취향을 탐구할 시간도 없이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장애인들의 상황과 장애자녀를 둔 부모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담은 대사들은, 딱 그 부분만 클립으로 따서 자료로 쓰기 좋아 보인다.
캐릭터와 설정은 또 왜 그럴까? 이야기를 구성하는 이 캐릭터와 설정이 근본부터 방향이 잘못되어 있으니 내용이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주인공은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굉장히 상태가 양호한 축에 속한다. 이 설정은 주제와 얼마나 어울리는가?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다. 중간중간 나오는 프로파간다와도 맞지 않다. 이 설정들은, 정말 졸업하자마자 취향도 재능도 따지지 않고 직업전선으로 나가야 하는 장애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가?
여주인공은 더 심하다. 마지막에 가서야 이 캐릭터가 과도한 경쟁과 부모의 욕심으로 인해 내면이 망가진 캐릭터라는 사실을 ‘발표’하지만, 그 전까지는 거의 기성세대가 보는 MZ세대, 시끄럽고 자기 할 말 또박또박하는 재수 없고 건방진 계집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잘 알아보지 않고 멋대로 굴어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결과물까지(심지어 제대로 된 민폐도 아니고).
중간중간 숨어있는 다른 혐오는 또 어떤가?
작가가 진짜 현실을 충분히 관찰하고 쓴 것인지 아니면 본인 내면에 있는 편견을 있는 그대로 배설한 것인지. 장애인에 대한 혐오를 말하면서 ‘맘충’에 대한 혐오를 덧입히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무지성으로 상대를 미워하고 장애인을 동정하라는 식의 명령으로 느껴진다.
애초에 주인공으로 다뤄지는 장애인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려고 노력 했는지 되레 묻고 싶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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