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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2022 시청자 평가단] 셋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2022 시청자 평가단] 셋
내용 지독하다.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느낀 것은 내용이 주는 지독함이었다. 미성년 폭행, 계부의 가정폭력에 그 친구들에 대한 폭행까지 다룬 소재가 지독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이 드라마는 다른 종류의 지독한 불쾌함을 준다.
단순히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는 뜻이 아니다. 인물의 정신적 고통을 드러내는 요소들이 지나치게 포르노적으로 배치되어있다.
과거 끔찍한 일을 당한 이들은 인생이 철저하게 망가져있다. 여기까진 그래도 괜찮다. 이런 이야기를 그리는 데 이런 요소가 아주 없을 수는 없다. 그런데 이어지는 장면들은 어떨까? 직접적인 폭력의 요소는 드러내지 않지만 감금과 폭력사건을 촬영하는 이미지는 들어간다. 이런 요소를 넣지 않으면 분위기를 살릴 수 없는가? 삼대 일의 상황에서도 계부가 일방적인 폭력을 휘두르며 주인공이 공포에 질려 소변을 지리는, 문자 그대로 지리는 상황에 대해서는? 자신들을 찍은 비디오를 훔치기 위해 몰래 주인공의 집에 들어갔던 친구가, 방으로 들어오는 소리에 벽장에 숨어서 타인이 시청하는, 세 친구에 대한 폭력 영상을 강제로 시청하게 되는 상황은? 이 모든 것을 보는 시청자는?
미성년 폭력 피해자의 삶이 이렇게 비참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이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요소를 강하게 썼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게 대체 언제 적 이야기인가? 가정폭력 생존자도 잘 살 수 있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거나 삶이 망가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게 요새의 추세고, 재판에서 판사가 성폭력 피해자의 피해자다움을 따져 논란이 된 것이 벌써 삼 년 전 일이다. 나는 이 극이 그리는, 소위 한국소설의 곰팡이 핀 노란장판식 비극의 감성에 구역질이 날 것만 같다. 아마 이런 불쾌함의 감각에 정점을 찍는 것은, 결국 피해자들 그룹 사이에서 또다시 피해자와 가해자가 갈리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이 이야기에 주인공이 용서받는 엔딩조차, 강요받은 잘못된 행동이 마치 주인공의 기질적이자 본질적으로 타고난 결점인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게 가정폭력 피해자, 아니 생존자인 주인공을 위해 했어야 할 선택일까? 극의 엔딩은 정말 이 소재를 미성년 폭력의 폐해를 가시화하고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 선택했을까? 아니면 그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선택했을까? 의문이 들게 만든다.
구성만으로 본다면 충분히 훌륭한 이야기라고 꼽을 수도 있겠다. 허나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극작과 구성을 공부하기 위해서의 목적이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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