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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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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비평_태양은 가득히(KBS2)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드라마 비평_태양은 가득히(KBS2)
내용 유치한 드라마, 어린애들 장난수준의 드라마, 말도 안 되는 드라마, 이미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드라마, 도무지 리얼리티가 없는 드라마, 그래서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주제가 전혀 보이지 않는 드라마가 더러 있었다. 막대한 제작비와 인력을 동원해서 마치 뭔가 대단한 게 있는 것처럼 겉만 번지르르 하게 허위과대 포장하는 TV드라마들이 지금까지 적지 않았다.
이 시대에 나올 수 있는 장소라는 장소는 다 돌아다니면서 찍어대고,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드’적인 기술을 앞세워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런 드라마를 봐주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KBS-2TV의 월화드라마 ‘태양은 가득히’가 또 한 번 우리를 실망시키고 끝이 났다. 그 어떤 드라마편성보다 주제가 강렬하고 소재가 신선하라고 만들어놓은 소위 미니시리즈인데, 주제는커녕 조금도 새롭지 않은 드라마구조로 잔뜩 폼만 잡고 말았다. 사기행각에 가깝게 시청자를 모독한 내용 없는 드라마, 시청자를 우롱하는 드라마의 전형을 다시 한 번 보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주 오래 전에 나온 명품외국영화 제목에다 그 주제곡까지 흘려가면서 온갖 황당한 겉멋은 다 부렸지만 통하지 않았다. 드라마를 비롯한 모든 문학행위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고, 그 형식이 무엇이든 인간과 인생에 대한 천착이다. TV드라마와 같은 영상물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그 이전의 엉터리드라마들이 그랬듯이 어디에서도 인간본질을 추구하는 모습은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 보석을 둘러싼 복수와 음모, 사랑과 미움이 얽히고설키는 구조가 너무나 빤한 상투적인 수법이라 설득력을 확보하지도 못했다. 그러니 자연히 연기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 있었다. 여주인공을 맡은 배우는 매번 눈에 힘만 주고, 눈만 크게 뜨고 쳐다보면 다 되는 줄 아는 것처럼 보였다. 그뿐이었다. 연기력 제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야기 자체의 방향이나 상황이 이미 리얼리티를 상실했는데 연기자인들 무슨 재주로 진정성을 끄집어낼 수 있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이런 바보 같은 드라마들이 그동안에 너무 잦고 많았다는 것이다. 마치 드라마의 내용은 상관없이 연출기법이나 제작테크닉에 드라마의 성패가 달린 것처럼 말하자면 일종의 아이디얼리즘이 판을 쳤다는 사실이다. 드라마가 주고자 하는 소프트, 즉 가치에는 관심도 없이 아이디어 조립과 물량공세가 낳은 결과다. 최소한 정상수준의 판단, 그런 생각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을 다루는 일이 텔레비전드라마의 기본이다. 더군다나 공영방송 KBS가, 수신료의 소중한 가치를 안다는 KBS의 드라마는 설사 오락성이 강한 KBS-2TV 채널에서도 얼토당토않은 엉터리 수준 이하의 드라마에 더 이상의 전파낭비를 하지 않는 것이 옳았다. 시청자는 바보가 아니다. 더 이상 엉터리드라마를 봐줄 시청자는 없다. 그래서 보다 신중한 드라마정책이 새삼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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