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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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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비평_호텔 킹(MBC), 엔젤아이스(SBS)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드라마 비평_호텔 킹(MBC), 엔젤아이스(SBS)
내용 유치하기가 막상막하인 주말드라마
MBC의 ‘호텔 킹’과 SBS의 ‘엔젤아이스’

근래 한국TV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장소나 소재, 직업과 인물, 스토리텔링이 있다. 예컨대 호텔이나 병원 또는 법원, 의사나 호텔리어나 검사나 변호사 등이다. 그리고 인물로는 반드시 등장하는 악인 또는 원한에 가득 차 호시탐탐 복수를 꿈꾸는 인물이거나, 출생의 비밀을 가졌거나 버려진 아이 등등 어느 새 패턴 화 되어버린 상황을 자주 본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호텔 등 특정장소를 상정해놓고 이야기를 꾸몄거나, 아니면 이른바 장르드라마라는 형식논리를 앞세워 드라마를 만들었거나, 제작비 지원과 관련된 간접광고 성격이 짙은 억지 스토리텔링의 느낌마저 들 정도다. 말이 장르드라마지 장르의 특성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드라마의 궁극목표인 인간본질을 추구하려는 생각도 없이 그냥 의사 가운이나 호텔 복, 법조계 인사들의 옷이나 입혀 결과적으로는 어설픈 연애나 짝짓기 또는 복수나 하고 비밀이나 폭로해보려는 유치한 드라마가 거의 대부분이다. 먼저 MBC-TV의 주말 특별기획이라는 ‘호텔 킹’의 경우, 호텔승계와 관련한 살해의혹과 천방지축의 철없는 상속녀의 등장, 역시 출생의 비밀과 관련해 원한과 복수심으로 똘똘 뭉친 사나이가 호텔을 둘러싸고 벌이는 스릴러를 다소 가미한 멜로물이다. 처음에는 남매지간 쯤으로 오해하고 나쁜 감정을 가졌으나 날이 갈수록 오히려 철부지인 듯한 상속녀의 편에 서면서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호텔을 집어삼키기 위해 친구를 죽이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전형적인 악인과 맞선다고나 할까.

생활은 없고 상투적인 허위날조와 황당함만 있어

말이 호텔을 무대로 한 드라마지 호텔경영에 관한 일, 즉 생활과 삶은 어디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 살아가는 드라마는 없고 오로지 소유와 경영권을 둘러싼 암투와 음모와 악행만 일삼는다. 지금까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야기 구조다. 이미 우리들에게 익숙한 이런저런 스테레오 타입의 인물과 상황들을 모조리 주워 모아놓았다. 그 정도 악인은 악인도 아니다. 악인의 계보에 들지도 못할 만큼 저급하고 유치한 악인의 등장과 그를 상대하는 인물들의 수준 낮은 치기 어린 발상으로 무슨 메시지를 주려는 것인가. 전반적으로 정상적인 지능의 어른들이 살아가며 벌이는 일들이 아니다. 같은 시간에 맞붙여 편성된 SBS-TV의 주말드라마 ‘엔젤 아이스’도 마찬가지다. 의사와 병원, 구급대 등 딴에는 장르를 생각한 드라마를 표방하는 것 같지만 역시 가운이나 제복만 입혔을 뿐, 출생과 굴곡진 가족사를 둘러싸고 벌이는 남녀 간의 유치한 수준의 멜로드라마이다. 사춘기소녀 적인 행태들을 마치 순수성인양 내세우는 미숙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약간의 환상적인 분위기로 포장하고 있다. 이 역시 근래 우리가 TV드라마에서 더러 본 듯한, 드라마의 내용은 알차지 못하면서 그저 군데군데 주제가나 흘리고 그것으로 한 몫 하려는 착각을 본다. 주고받는 대사 또한 일상적이 아니다. ‘호텔 킹’이나 ‘엔젤 아이스’ 두 드라마가 그렇듯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젊은이나, 미국에서 돌연 귀국한 교포 아니면 상속녀는 왜 그리 많은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저 10분만 생각해도 결론이 날 일을 다 큰 어른들이 거기에 인생을 걸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것이 드라마인가. 드라마로 다룰만한 하등의 가치도 없는 일들을 침소봉대하고 작위적으로 꾸며 드라마라고 내보내고 있다. 시청자에 대한 또 하나의 모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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