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드라마 비평_빅맨(KBS)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드라마 비평_빅맨(KBS)
내용 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까지 받은
KBS-2TV의 ‘의미 없는’ 월화드라마 ‘빅맨’

우리나라 TV프로그램제목들이 외국어로 도배한지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스타킹’ ‘힐링캠프’ ‘해피투게더’ ‘모닝와이드’ 심지어 ‘위드’까지, 거의 대부분이라고 할 정도로 실로 다양한 양상이다. 물론 드라마의 제목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더니 요즘 들어서는 부쩍 외국어로 된 드라마제목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트라이앵글’ ‘골든크로스’ ‘빅맨’ ‘쓰리데이즈’ 등등. 방송프로그램의 제목에 꼭 모국어를 써야한다든지, 외국어나 외래어투성이의 제목은 삼가는 것이 좋겠다는 그런 우리말 지키기에 관한 얘기가 아니다. 무엇이든 방송으로 내보내기 전에 과연 그것이 최선인지 한번쯤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일종의 추세이고 유행인데 그까짓 제목 쯤 너도 나도 외국어로 붙이면 어떤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분별없는 방송의 자세는 실제로 드라마의 내용에까지 황당무계함과 부정적 경향성을 띠게 한다는 사실이다. 가령 위에 예로 든 외국어제목의 드라마들 대부분은 공교롭게도 약속이나 한 듯이 국적불명의 불법 또는 범죄적 사건이나 폭력수법으로 드라마를 시작했다. 무대는 분명 대한민국이고 시대는 현재인데, 지금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있을 법하지 않은 해괴망측한 이야기들을 마치 새로운 것이라도 시도하는 양 아무런 의미 없는 드라마로 만들어 내보내고 있다. 이들 외국어제목으로 된 드라마 가운데 공영방송 KBS-2TV의 월화드라마 ‘빅맨’의 경우를 보자. 고아출신의 주인공이 뇌사상태에 빠져 재벌아들이 장기이식을 해 가려는 찰라 기적적으로 되살아나서 그 재벌 집 아들로 둔갑한다.

살인과 폭력, 범죄와 불법, 협잡과 음모의 종합세트

그 바람에 엉겁결에 그 청년을 장남으로 위장해서 계열사 사장으로 발표하게 되고, 그들 속에서 주인공은 온갖 위기와 마주치며 살아가는 이야기인 모양이다. 자기 친아들한테 장기이식을 하려다 회생한 주인공을 살해할 생각까지 하며, 그 후로도 속이고 속고, 음모와 흉계의 고비 고비를 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그래서 어쩌자는 드라마인가? 사람 사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고 온통 인생을 날로 먹으려는 강도들의 이야기. 이런 드라마를 왜 하는가? 아무런 목적의식도, 뭔가를 노리는 메시지도 안 보인다. 테마가 없다. 기업경영은 뒷전이고 온갖 악행과 범죄와 불법이나 궁리해내는 인간들 속에서, 기상천외의 사건사고와 에피소드만을 이어간다고 드라마가 되는 것인가? 이런 드라마에 어처구니없게도 문화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에서 제작지원과 후원을 하고 있다는 자막이 붙어있다. 적어도 국가기관이 특정드라마에 제작지원을 하려면 그럴만한 의미와 작품성에 근거해야 한다. 이들 제작지원을 받은 외국어제목의 드라마 가운데 ‘골든크로스’는 그나마 권선징악, 또 다른 기상천외한 소재의 드라마 ‘닥터 이방인’은 굳이 주제를 치자면 이념적 갈등보다 인간애의 소중함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들 역시 범죄나 불법, 살인과 폭력과 음모와 같은 끔찍한 흉기로 드라마를 시작했지만, 아쉬운 대로 주제는 다소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빅맨’의 경우는 최소한의 주제도 없다. 사건사고만 되풀이 하는 스토리텔링과 인생을 순 날로 먹는 3류 인물들의 엉터리로 꾸며댄 이야기가 어떻게 창의적인 콘텐츠이며 제작지원을 할 만한 드라마인가.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