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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드라마 비평_왔다! 장보리(MBC)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드라마 비평_왔다! 장보리(MBC)
내용 왔다 ‘위장(僞裝)’ 막장드라마 ‘왔다! 장보리’
아침드라마 ‘나만의 당신’도

막장드라마란 낙인이 신경 쓰이긴 쓰인 모양이다. 한복과 한복집을 내세운 걸 보니.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리 위장해도 ‘왔다! 장보리’는 또 다른 종류의 막장드라마라는 사실이다. 내용으로든 형식으로든 어느 쪽으로든 조금이라도 진화된 막장도 아니고, 그저 한복이란 우아한 위장망으로 살짝 가린 저급한 막장드라마가 또 다시 나타났다.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지상파 MBC-TV가 이런 주말극으로 시청률만 올리면 그만이라는 것인가. 계속해서 종류만 달리하는 막장드라마를 오직 상업성에만 목적을 두고 내보내는 한 MBC의 미래는 없다. ‘비술채’라는 한복집을 둘러싼 며느리간의 패권다툼과 욕망덩어리인 작은 며느리의 앞뒤를 가리지 않는 협잡과 속임수와 온갖 악행과 범행과 패륜이 한 축이다. 자신이 실권을 이어받기 위해서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과 살인미수, 그리고 딸의 실종까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저지르고,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하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탐욕을 이루는 데만 몰두하는 구조다. 아무리 드라마의 인물이지만 도저히 정상적인 인간이 할 수 있는 생각이나 행동들이 아니다. 이 드라마의 성격파탄, 정신질환적인 캐릭터의 인물은 한 사람 뿐만 아니다. 불과 두어 사람 정도 착한 인물을 만들어놓고 나머지는 모두 형편없는 인간 이하의 괴물로 만들어놓고 있다. 실종된 딸을 데려다 키운 쪽의 친딸 아이(이유리 분) 역시 욕망을 위해 부모도 없는 고아행세를 하며 문제의 한옥타운에 접근한다. 어릴 때 출품한 그림조차 남의 것을 훔친 아이다. 일찍이 대학생으로 동거에 들어가 혼전임신한 몸이지만 남자의 집안이 망한 걸 알자 가차 없이 버리고 욕망을 이루려고 온갖 권모술수와 거짓으로 한복집 한복판까지 진출한다.

저질 3류 인물들의 저질 3류 드라마들....이젠 끝낼 때

임신사실을 숨기고 하등의 죄책감도 없이 낙태시도와 감추기를 하고, 그 과정에서 벌이는 각종 악행과 가증스런 행태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 황당무계, 기절초풍할 수준들이다. 얽히고설키고, 비틀고 뒤틀린 이야기에 우연을 남발하는 전개에다 표현조차 온통 저급하다. 특정지역의 사투리를 내세우는 것까지는 좋으나 문제는 사투리를 핑계로 비속한 표현을 일상화하고 그에 따르는 행동 또한 무식하게 만들어 보이고 있다.
그것은 이른바 리얼리티가 아니다. 리얼리티를 빙자한 저급한 정서의 자극이다. 온통 저속한 정서와 행태와 표현까지 다 들어있다. 이야기의 또 다른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사돈집안(한진희, 금보라 부부)의 행태 또한 가관이다. 본처와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은 검사로 나온다. 최근 들어 TV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하는 검사. 변호사, 의사라는 직업이 장르로서의 아무런 구실도 하지 못하면서 전혀 현실성이 없는 좌충우돌 검사로 분장해 계속 장난을 치고 있다. 검사라고 해서 드라마 속에서 늘 근엄해야 될 하등의 이유는 없으나, 직분과 아무런 상관없이 검사라는 타이틀만으로 직업 또는 장르의 보편성과 특성을 모독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혼외자식으로 낳은 둘째 아들 또한 터무니없이 아버지의 자리를 넘보며 적의에 가득 차 목하 아버지의 모든 것을 빼앗을 음모를 꾸미거나 실행 중이다. 드라마를 잘못 이해하고, 그 잘못 알고 있는 드라마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좀 망가뜨린들 어떠냐는 식이다. 텔레비전드라마는 모름지기 기발한 행동과 말도 안 되는 엉터리이야기로 엮어가기만 하면 되는 그런 성격의 것이 아니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는 더 이상 없어야”

사람의 생각과 마음의 변화를 그려가며 끊임없이 인간본질을 들여다보려고 시도하는 매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든 있을 수도 없는, 억지스럽고 저급하고 괴이한 행동들만 만들어내면 되는 줄 알고 있는 듯하다. 정작 주인공인 실종된 아이 장보리(오연서 분)의 캐릭터도 엉뚱하고 저급하기는 마찬가지. 결론은 친자로 밝혀지고 결국 착한 자의 승리 쪽으로 갈지 모르겠으나 여기 이런 드라마에 나와 온갖 비속함을 다 내보이며 움직이는 인물들로 사람 사는 최소한의 가치와 세상사는 이치를 논하기에는 너무나 수준 이하고 유치할 뿐이다. 대부분의 인물들이 쓰는 말투며 일을 벌이고 저지르는 발상들이 그야말로 막장이며 가관이다. 인간으로서의 윤리감이나 최소한의 정상적인 상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까 억지다. 거기다 한복이란 아이템을 등장시켜 막장을 살짝 감춰보려는 교활함까지 갖췄다. 생활이든 예술로든 한복을 만들고 승화시키려는 쪽에서 보면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없는 암투들이며 어불성설의 발상들로 비쳐질까. 그런 술수와 속임수와 거짓으로 진정한 한복의 어떤 경지인들 이뤄질 수 있겠는가. 모두 지어낸 저급한 가짜이야기와 점입가경 수준 이하의 꾸며댄 서사구조로 TV드라마를 오염시키는 일을 더 이상 되풀이하지 말아야겠다. 물론 이와 비슷한 막장은 거의 막바지에 온 것 같은 SBS-TV 아침드라마 ‘나만의 당신’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세 살 먹는 어린 아이도 하지 않을 것 같은 치졸함과 비열함, 도무지 생각 없는 단세포적인 구조, 그리고 살아가는 일과 상관없는 비인격적 막무가내 식 공격적 전투적 인물들이 등장해 판을 치는 드라마는 이제야말로 막을 내리고 끝내야 할 때다. 백해무익한 드라마에 전파낭비, 자산낭비를 할 때가 아니다. 모든 드라마가 다 좋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퇴영적이고 흉측스럽고 생각만 해도 끔찍한 유아적 드라마만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는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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