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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김수현 드라마의 미학⑧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김수현 드라마의 미학⑧
내용 ‘홍소장의 가을’

2004년 11월에 방송된 SBS창사특집극 3부작이다. 역시 60분짜리 3부작을 하룻밤에 내리 편성해 집중해서 보게 한 드라마였다. 1992년부터 SBS는 마치 김수현의 3부작드라마에 맛들인 것처럼 거의 해마다 창사특집극을 거의 김수현드라마로 내보냈고, 그 가운데 또 하나의 걸작이 바로 이 ‘홍소장의 가을’이다.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정신은 점점 더 이기적이고 황폐해져 가정과 사회에서 점점 소외되어가는 우리들의 절망적인 자화상을 그렸다. 심지어 가족 끼리, 부부 사이에도 존중과 이해와 소통은 사라지고 마치 전투를 치르듯이 악다구니로 살아가는 세태를 정년퇴임한 한 파출소장(배우 최불암)의 가정과 그 형제 자식을 통해 보여주려 했다. IMF사태로 생겨난 명예퇴직으로 50대에 직장을 그만 둔 동생(배우 임채무)과 오로지 자기위주로 자기 편한 대로 만 살아가려는 동생의 부인(배우 박정수)은 끝내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어떻게 아내라는 사람이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박봉의 어려운 경찰생활 속에서도 동생을 뒷바라지 해 대학을 졸업시키고 좋은 직장까지 얻어 열심히 일만 하며 살아온 동생이었는데, 이제 직장에서 밀려나 집으로 돌아오니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해 가정에 소홀했던 자신을 냉대하는 아내라는 사람만 있다. 남편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그녀는 그녀대로 할 말도 많고, 집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그녀가 원하는 외국으로 사실상 탈출시키고 그는 차디찬 한강으로 뛰어든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형과 형수(배우 김혜자)는 억장이 무너진다.

드라마 전편을 통해 안타깝지만 아름다운, 이제는 잊혀지고 소외되어가는 우리들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눈앞의 물질과 개인의 욕망만이 우선시되는 현실 속에서, 과연 우리가 잃어버리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번 쯤 돌이켜보게 한 ‘어른들의 드라마’였다. 어느 유력 정치인을 비롯해 적잖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보고 즉시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글들을 올려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연출은 이종수, 그 밖의 출연진은 이주희, 안재환, 김정현, 최정원, 양희경, 맹상훈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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