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의미가 있으랴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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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가 모아져 1분,1분이 모아져 1시간, 1시간이 모아져 24시간이면 우리는 그것을 하루라 한다.
1월 1일을 시작점으로 해서 스물네시간짜리 하루가 365번 되풀이되면 그 한 바퀴를 일년으로 헤아리면서 12월 31일 0시를 경계로 묵은 해, 새해를 가른다. 한 순간도 쉬임없이 흐르는 시간속에서 해가 바뀐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해가 바뀌어 달라지는 건 달력의 연도 숫자 밖에는 없다. 2004년이 2005로 바뀐 테이블 용 달력은 이미 한참 전에 몇 개 들어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 나이까지 새해를 맞으면서, 결심이라는 이름으로 다짐했던 것은 '새해에는 반드시 매일 일기를 쓰자' 밖에는 없었다. 그것도 고등학교까지였지만. 그러다가 새해 새 각오는 아니고 . 홈페이지 문을 열면서 매일은 아니지만 일기 한번 열심히 써보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역시 또 생각만으로 끝나버렸다. 한심한지고. 어쨌든, 해가 바뀌어 붉은 태양이 파란 태양이 되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의미가 있으랴 하면서도, 내둥 안 들쳐 보던 일기장 들쳐보고 몇글자라도 두드리는 건, 오늘이 금년 마지막날 인 때문이리라. 아아 그런데 그건 무슨 의미가 있는 건데. 매년 11월 쯤되면 그때부터 조금씩 이유없이 기분이 저조해져 문득문득 허무하고 문득문득 살기 싫고 문득문득 싫증이 나는 고질병은 이번에도 예외가 없었다. 그런데 매년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은 자신의 고질병을 까먹고는 이번에도 '나 왜 이렇게 처지지? 죽겠다 야.' 했다가 "연말께잖아.' 소리에 "아 맞다. 그렇구나.' 했다. 한심하다. 송구영신. 오늘 밤 방송들은 또 얼마나 죽을 힘을 다해 호들갑들을 떨까.. 지금부터 싫증이 확 난다. 2004.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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