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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神도 우리가 자학하기를 원치 않는다 3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神도 우리가 자학하기를 원치 않는다 3
내용 권태,무의욕,허무감...
이 의상을 걸친 불청객이 사실 나한테는 가장 다루기 고약한 상대였었다. 제대로 커서 익기도 전에 곯아버린 과일처럼 나는 어린나이부터 만사가 권태롭고 권태롭고 허무하고 허무해서 끊임없이 삶에서 튕겨져 나가 버리고 싶어하는 또 하나의 나와 줄곧 동거상태였었고, 지금도 비록 피차 싱둥멍둥이기는 하지만 그 동거는 계속되고 있다.
천만다행인지 천만불행인지 알 수 없지만 삶에서 튕겨나가고 싶어하는 나를 세상 속에서 세상적으로 살고있는 또하나의 내가 세상적인 감언이설로 설득. 제어할 수가 있었고, 언젠가부터는 설득할 필요도 없이 완전진압이 가능해졌었다.


너무나 성가스러워 아예 포승줄로 묶어 꿇어앉혀 버렸으니까..

나는 비교적 의무와 책임에 대해서는 성실한 편이다.
나는 윤회를 믿고 이번의 생은 내 영혼의 진화를 위해서 나 스스로가 선택한 生임을 나는 믿는다. 나 스스로가 선택한 이상 영혼진화의 목적에 부응해서 내가 처한 이 자리에서 나에게 주어진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하지 않는가. 의무와 책임 팽개치고 죽을 수도 히말라야 동굴로 들어갈 수도 없으니 군소리 안하고 열심열심히 중간중간 게으름으로 쉬어가면서 나는 이 황혼을 나름대로 충실하게 살고 있다..
솔직히 지병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허무와 권태'를 처단하는 일이 가장 힘이 들었었다.

대문 밖에서 쫓아보낼 수 있으면 가장 좋다.
마루까지 들어오거든 차 한잔 먹여 내 보내라.
안방까지 들어와 아랫목 차지하려 들거든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묶어 처박아 버려라. 신도 우리가 자학하기를 원치 않는다.

년전 어느 겨울 날 시골집에 와서 육개장을 끓이던 동생이 말했었다.
' 아이구우우 언니.여기 바람이 왜 이래.요상하게 부네에에?? '
' 그래 요상하게 불지? 쓸쓸해지지? '
' 응 참 요상하네에에 '
' 지형이 그런 건지 바람만 조금 불면 저 소리를 내서 느닷없이 사람을 쓸쓸하게 만들어..좋지? '
' 아이구우우 성격도 이상해. 좋긴 뭐가 좋아. 심난스럽구먼. '
동생이 눈을 할겼었다..
시골 집의 바람 소리는 한 많은 여인의 가슴 찢어지는 탄식처럼, 흐느낌처럼, 통곡처럼 들려서, 커피 만들러 밥 챙기러 움직이면서 나도 함께 서러워지고 애달파진다..
나는 그 감정의 사치가 말할 수 없이 좋다..
시골 집 바람소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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