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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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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오해에 대하여
내용 정확하게 4개월만에 괜히 들어가 본 클리핑 란에서 정혜신 박사가 2002년도에 어딘가에 쓴 것으로 되어 있는 글을 읽었다.
아주 정리가 잘된 글 속에서 거울에 비친 나 자신을 보는듯한 대목들도 재미있었고 거의 정확하다고 할 수 있는 김수현 분석도 좋았었는데, 옥에 티로 오래 전부터 김수현이 잘못 누명을 쓰고 있는 사건이 정박사에 의해 또다시, 마치 ' 정말 사실 ' 인 것처럼 옮겨져 있었다.
정박사 자신도 굳건히 믿고 쓴 확신에 찬 글이었으니 이쯤되면 ' 사실 ' 차원을 넘어 아예 수정할 수 없는 ' 진실 '이 되버린 셈이다.
내가 알기로는 이미 십여년 전 부터-그보다 더 오래됐을 수도 있다-그 소문이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설이 되어있는 모양이다.
언젠가
' 그러셨었다면서요? '
하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 어 그거 나 아닌데...잘못 알고 있어요. 나 아니에요. 난 그런 거 안해요. '
' 그런데 소문이 왜 그렇게 났죠? '
' 그러니까 내가 억울한 사람이라니까요? 왜 그런 일까지 나한테 뒤집어 씌우냐아아? '
그랬던 기억이 나로서는 희안하게도 선명하다.
나와 그 말을 주고 받았던 그 기자는 내 말을 안 믿었는지 믿어주기 싫었었는지 ' 김수현이 아니란다 ' 는 기사는 써주지 않았다.
그래서 늦었지만 이제라도 내가 직접 수정하겠다.

자아 정혜신 선생의 글 중에서

자신을 ' 씹은 ' 기자의 이름이 드라마 속에서 돈 떼먹고 달아난 주인공의 친구 이름으로 등장한다거나 자신의 드라마에 출연하던 배우가 갑자기 타 방송국 드라마에 캐스팅되자 역할을 없애면서 회사에서 사고치고 외국으로 달아나는 것으로 설정하며 엄마역을 맡았던 배우를 통해 " 여기서 제대로 못한 놈이 어디간들 제대로 하고 살겠어...쯔쯔 " 따위의 대사를 날리는 것은 분명 지나치다. 어차피 김수현 드라마의 인물이야 온전히 김수현의 처분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거지만, 그녀가 사용하는 예술의 도구가 TV라는데 생각이 미치면 그렇게 한가하게만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말처럼 TV 드라마가 동네 연극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상대로 만드는 드라마라면 더 그렇다. 그건 ' 개성 ' 의 문제라기보다 ' 윤리 ' 의 문제다.

이 대목 전체가 명백한 오류다.
나는 나를 씹은 기자 이름을 내 드라마에 돈 떼먹고 달아난 주인공의 친구 이름으로 쓴 사실이 없을 뿐더러 그런 유치찬란한 생각같은 걸 해본 적 조차도 없다.

또 나는, 여기서 밝히지는 않지만 그 일을 한 작가를 알고 있으며 그 일을 당한 기자도 누군지를 안다.
김수현은 아니다.

한마디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붙이자면 그 사건과 연관이 있는 기사였는지 딴 기사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암튼 그 기자와 그 작가 때문에 내가 그 기자를 심하게 몰아부쳤던 일은 있었다.

그때도 그 기자가 그 작가를 ' 집에 가 애나 봐라 ' 식으로 몹시 심하게 씹어놔 나 혼자 뿡뿡 분개해 있는 참이었는데 그 기자. 내가 이사장을 맡고 있던 우리 방송작가협회 무슨 행사장엔가 고맙게도 왕림해 주셨었다.

그런데 운수가 불길해서 그만 하필이면 성질 고약한 김수현과 딱 맞닥뜨렸고, 나는 그를 보자마자 내 이름의 초청장을 받고 손님으로 온 그에게 따따따따 따발총을 쏴버렸었다.

내말의 요지는
' 당신 와이프가 방송작가라 치자.누군가 기자가 방송평이라고 쓴 기사에 ' 집에가 애나 봐라 ' 라고 했다면 당신은 어떤 기분이겠는가. 그녀도 남편이 있고 시댁 식구. 친정식구들도 있는 사람인데 그런 말을 써도 되는 거냐. 작가에게 작가 그만둬라 이상의 치명적인 말이 어딨냐. '
였었고. 그이가 어떤 얼굴로 내 따발총을 맞았었는지는 기억 안난다.
아아 그때 정혜신 선생의 ' 개성의 농도조절 ' 충고를 들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나. 일단 노력은 해봤었을텐데.

그 동안도 그 사건에 대해서는 간간이 후회 비슷한 감정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무지무지 후회된다. 후회가 되다 못해 지금이라도 그와 교분이 있는 사람한테 전화번호라도 챙겨서 그때는 내가 너무 ' 독했다 '고 ' 잘못했다 ' 고 사과하고 그러나 ' 그 기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은 안 바꾸겠다 ' 는 말을 할까보다 싶다.

그 다음.
kbs 주말연속극 ' 목욕탕 집 남자들 ' 을 할 때 배우 이 진우 씨가 같은 시간 띠에 방송되는 mbc주말 연속극에 출연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런 일은 용납하지 못한다.
그것은 연기자 기본 양식의 문제이며 우리 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래서 미련없이 내 드라마에서 인도 지사 발령으로 정리해 마무리했고 만약 앞으로 또 그와 유사한 일이 생긴다면 나는 예외없이 같은 방법으로 처리할 것이다.

그런데
그 인물이 회사에서 사고치고 해외로 달아나는 설정같은 건 있지도 않았다. 때문에 그 극중 엄마가 ' 여기서 제대로 못한 놈이 어딘들 가서 제대로 하고 살겠어 쯔쯔쯔 ' 이런 따위 대사가 있었을 턱이 없다.
누가 만들어 낸 얘긴지 모르나 정녕코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비겁함과 유치함도 내가 외면하는 많은 것들에 포함된다.

누가 날 어찌 생각하든 무슨 상관이냐, 내가 아니면 그만이지, 이틀 쯤 잊고 있다가 저녁 먹고 내려와 문득, 그래도 내 홈페이지에 들어오는 친구들한테는 제대로 알려줄 의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혜신 선생..
작가로서 그런 짓을 하는 것은 개성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의 문제라고 따끔하게 나무랬는데 천만번 지당합니다.

그런데 김수현의 그 쪽 편 윤리는 아직 아주 건강합니다.
알아주소서.

개성의 농도 조절에 대한 충언, 의미있게 받았으며 다소 아프기도 했습니다. 네에 그것이 바로 저의 아킬레스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하아아아.이건 한숨소리입니다.
내 미욱한 영혼이 그 단계까지 진화할려면 도대체 몇 생애를 더 살아야할까요.

오늘에서야 겨우 특집 제목을 붙이고 첫씬 쓰다가 손님 와서 놀다 가고, 이것으로 오늘 작업은 쫑.

어거지 춘향으로 붙인 제목은 ' 천소장의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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