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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는 이탈리아 마피아 콘실리에리 출신이다. 숨겨둔 금괴를 찾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우연히 카르텔을 형성한 대기업 바벨 그룹의 실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조금씩 변화하며, 약자의 편에 선다. 실제로 우리는 법 집행이 원칙대로 되면, 사법제도에 호소하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뿐더러 형벌의 수위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나오진 않는다. 시청자들이 다크 히어로의 활약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물론 악이 악을 처단하는 과정은 아름답지 않다. 처벌은 전적으로 제도 밖에서 이뤄진다. 살해와 협박이 일상적으로 동원된다. 마피아 빈센조가 한국에 들어와 서민들과 싸워나가는 과정을 진지하지만 코믹하게, 또 따뜻한 휴머니즘까지 균형 있게 연출했다는 점이 좋았다. 때로는 악을 처단하기 위해서는 더 큰 악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렇다면 그것은 악하다고 볼 수 있을까. 이미 타락한 법적 정의, 그에 대응하는 나약한 사회적 정의로 인해 드라마는 빈센조의 마피아식 정의의 타당성을 설득해냈다. 빈센조는 역설적으로 우리 시대의 ‘정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악을 불사한다면, 과연 사회의 시스템은 존재할 의미가 있겠는가. 그런데도 시청자들이 이런 사적 복수에 통쾌함과 공감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이 들었던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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