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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Kim Soo Hyun Drama Art Hall

드라마 비평_마마(MBC),사랑만 할래(SBS)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드라마 비평_마마(MBC),사랑만 할래(SBS)
내용 주말극 ‘마마’와 일일극 ‘사랑만 할래’
“드라마의 리얼리티와 주제의 문제”


MBC-TV가 토, 일요일 밤에 내보내고 있는 주말연속극 ‘마마’에는 여자주인공 한승희 역으로 탤런트 송윤아가 오랜만에 나온다. 그녀는 혼전임신, 남자 측으로 봐선 혼외임신으로 낳은 아들과 단 둘이 캐나다에서 살아온 화가다. 아들은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불쑥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귀국한다.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한국을 찾은 사연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들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아들 녀석은 엄마한테 반항적이다. 하지만 그녀는 말기 암에 걸린 시한부 인생이다. 죽기 전에 어떻게든 아들을 친아버지의 가정에 맡기고 떠날 생각으로 과감하게 돌아왔지만 이쪽의 사정은 이쪽대로 만만치가 않다. 아이의 아버지는 일찍이 그녀와 헤어져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자존심 상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편 그의 아내는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딸아이 교육을 시키려다 빚도 지고 심지어 돈 때문에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한승희로서는 어떻게든 이 여인에게 아이를 맡기고 세상을 떠야 하는데, 막상 와서 보니 처지가 예사롭지 않다. 그래서 그녀의 이웃에 집을 얻고 그녀에게 접근해 위기에 빠진 아이 아버지의 아내를 돕기도 한다. 그 대가로 자신의 아들을 돌봐달라고 하면서 둘은 어느 새 친구가 된다. 아이까지 갖게 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 아이 아버지(정준호 분)의 아내지만 자신의 아들을 부탁할 요량으로 적과의 친구로 지내기 시작한다. 물론 그 여자에게는 이 아이가 남편의 아들이며 자신이 혼전 연인이었다는 사실은 비밀로 한 채.
하지만 남자는 회사에서의 입지를 핑계로 이미 회사의 실세로 들어온 여자와 불륜관계에 접어들고 아내까지 이 사실을 알고도 그저 모른 체 지내지만 곧 터지기 직전이다.

그래도 ‘마마’는 리얼리티와 주제는 있다

이 과정에서 남자는 과거의 여자가 이웃에 들어온 걸 알게 되고, 그 아이가 자신의 아들이란 사실도 알게 된다. 다만 왜 이 여자가 느닷없이 아이를 데리고 귀국했는지는 모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를 아직은 다른 사람들이 모른다. 꽤나 복잡하고 심란할 것 같지만 남자는 남자대로 직장도 나가고 거기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매일매일 줄타기를 하는 기분으로 살기도 해야 하고 새로 나타난 아들과의 관계도 몰래 좁혀가는 중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두 자기의 삶을 살아가면서 이런 문제에 부딪치고 있다는 점이다. 적잖은 드라마들이 잘못되어 마치 사는 건 없고 모두가 이런 일에만 매달려 마치 인생을 그런 일에만 건 것 같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서는 그렇지가 않다. 말하자면 현실성과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매사를 이성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이 살아있다. 그것이 또한 리얼리티다. 온 가족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매일 또는 매시간 오로지 이런 일에만 매달려 이야기의 전부를 이루는 구조는 결코 리얼리티도 없고 현실에 맞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부모가 돌아가셔도 배가 고프고 때가 되면 밥을 먹는다. 다시 말해서 어떤 개인적인 일이 벌어져도 평소 할 일을 하면서 극복하고 살아간다. 그것이 곧 드라마다. 이런 상황의 연기를 송윤아는 잘하고 있다. 곧 삶을 정리해야 하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마지막 할 일이 아이를 아버지의 가정에 맡기는 것이라 생각하고 예전에 헤어진 남자의 가정과 그 아내 앞에 놓인 장해까지 자신이 제거하려 든다. 그것은 곧 휴머니즘이고 진정한 의미의 인간의 사랑이며, 인간이 어디까지 인내하고 어디까지 아름다워질 수 있는가를 스스로 시험하는 듯이 보인다. 이것이 주제다. 나름대로 분명한 주제가 있고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드라마는 한 마디로 그럴싸하고 말이 된다.


말도 안 되는 드라마의 전형 ‘사랑만 할래’


여기에 비해 SBS-TV의 저녁 일일극 ‘사랑만 할래’는 여러 가지 점에서 다르다. 자기가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기 전에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을 버리고는 감쪽같이 속이고 사는 여자(이응경 분)다. 그런데 그 아들을 삼촌네가 거두어 키웠고, 어느 새 자라서 젊고 유능한 의가 되었는데 하필이면 그녀가 결혼해 사는 남편의 병원에서 본처가 낳은 딸과 좋아져 결혼을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차츰 이 여자의 정체와 과거가 다른 사람들에겐 밝혀졌는데도 정작 본인은 알지 못하고 계속해서 속이고 속이려든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다른 일은 제쳐놓고 여기에만 매달려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서로가 정상적인 수준이라면 그저 몇 마디면 해결될 일을 다들 미숙아처럼 질질 끌고 있는 구조다. ‘사랑만 할래’가 아니라 사랑이 뭔지 알지도 못하는 부류의 인물들이 거기에 나온다. 지금이 어느 땐데 과거 그 집에서 식모살이를 했다고 해서 다 늙은 여자가 젊은 여자한테다 여전히 “아기씨, 아기씨” 한다. 그리고 그 아기씨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주착으로 어설픈 공주흉내를 내며 살고 있다. 온 등장인물이 속이고 속고, 꼬일 대로 꼬이고, 얽히고설키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생활이란 어디에도 없이 거짓투성이고 저급한 수준의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여전히 아침저녁 일일연속극들은 리얼리티와 하찮은 주제의식마저 전혀 없는, 말 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드라마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결코 적잖은 제작비를 들여 그렇게 오래 끌만한 가치도 의미도 없는 드라마를 매일매일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마치 일일극의 한 패턴이라도 되는 양 실소를 금치 못하는 일들을 초저녁마다 벌이고 있다. 주제는 고사하고 리얼리티조차 없는 파렴치한 드라마를 언제까지 계속할 참인가. 내용이 이럴진대 출연자들의 연기인들 가짜가 아닐 수 있겠는가. 그레이드가 한참 낮은 미숙아 저능아 수준의 이야기를 명색이 가족시간대라고 할 수 있는 저녁시간에 언제까지 너도나도 앞 다투어 내놓으려고 하는가. 이것은 비단 SBS의 ‘사랑만 할래’ 뿐만 아니다. 그 저녁시간대 KBS와 MBC 일일극들 대부분의 현주소다. 드라마의 정서적 지적 능력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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