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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드라마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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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 인문학(48)-이일웅 상세보기 - 제목,내용,파일,비밀번호 정보 제공
TV드라마 인문학(48)-이일웅
내용 ‘미스터리 흥분하다’의 탤런트 ‘이일웅’
소위 드라마 ‘쫑파티’ 1호를 기록하다

탤런트 이일웅은 1942년생이다.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나와 1964년 KBS공채4기 탤런트 모집에 뽑혀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한창 활동이 왕성하던 시절에는 유난히 개성파 연기자로 널리 알려졌었다. 그만큼 탤런트 이일웅은 우선 그 생김새부터 남다른 데가 있었다. 무난한 얼굴도 아니었고 결코 미남형도 아니었다. 호감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거부감 쪽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그의 인기는 이미지와는 달리 그가 출연한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한때 날개를 달고 치솟았다. 1961년 개국한 KBS-TV는 그 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어도 매일 방송되는 일일연속극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처음엔 녹화시설이 없어서 그랬고, 얼마 후 휴대용 녹화장비가 도입되긴 했으나 편집이 불가능한 수준이라 하는 수 없이 단막극과 겨우 주간연속극 정도를 내보내고 있었다. 근데 문제는 민간상업방송인 TBC였다. 이들이 과감하게 녹화편집기를 들여와 최초의 일일연속극 ‘눈이 내리는데’(한운사 극본, 황은진 연출)를 덜커덕 방송해버리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KBS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결단을 내린 KBS는 드디어 1969년 5월에 ‘신부 일년생’이란 일일극을 필두로 텔레비전일일연속극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의욕만큼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일일극이라고 출발은 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이 시원찮아서 눈길을 끌기는커녕 접어야 할 단계까지 몰리는 상황이었다. 일일연속극을 먼저 시도한 민방 TBC에서도 겨우 30회 안팎에서 막을 내리고 당분간 문을 닫고 단막극과 주간드라마만 줄곧 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 사이 KBS는 몇 편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드디어 일일연속극 ‘행복이란 것은’이 뜻밖에 시청자들의 열화 같은 반응 속에 성공궤도에 진입한다.

‘미스터리 흥분하다’ 한방으로 스타반열에
생김새나 이미지가 아닌 연기로 승부

자신감을 얻은 KBS는 여세를 몰아 다시 일일극 도전에 나서는데, 그 두 번째 성공작이 바로 이일웅이 주연을 맡은 ‘미스터리 흥분하다’였다. 훗날 ‘결혼행진곡’ ‘갈대’ 등의 일련의 인기연속극을 썼지만 지나치게 저속하다는 평을 들은 여류작가 남지연씨가 극본을 썼고, 이일웅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두 여인에는 탤런트 윤소정과 뒤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 탤런트 김정연이 출연했다. 그리고 최길호, 김난영 등이 조연으로 가세해 드라마의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미스터리 흥분하다’에서의 이일웅의 활약은 눈부신 것이었다. 대학을 갓 나온 순수한 젊은이가 취직시험 때부터 사회의 부조리에 흥분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신선하게 그리는 드라마였다. 군데군데 사회고발성도 진했고, 부정과 부조리가 만연한 사회에 뛰어든 용기 있는 젊은이가 이를 뜯어고치겠다고 ‘돈키호테’ 식으로 도전하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그러니까 주인공을 맡은 연기자 이일웅 자신도 겨우 20대의 팔팔한 젊은 시절이었고, 그 역시 평소에 흥분을 잘하는 다혈질이라 마치 자신의 일을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로 현실과 드라마를 착각해가면서 연기를 해냈다. 남자주인공이 여기저기 아프고 곪아터진 데를 마구 찔러주자 시청자들은 미스터리가 흥분할 때마다 공감해주었다. 이 드라마 ‘미스터리 흥분하다’ 한편으로 연기경력이 일천한 KBS공채 4기생인 이일웅은 일약 안방극장의 스타로 떠올랐다. 방송사와 그의 집으로 답지하는 팬레터가 하루에 1백여 통이 넘었고(당시로서는 엄청난 숫자다), 당시 남산에 있던 KBS청사 옆 다방에는 이일웅이 녹화를 마치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여성 팬들로 초만원을 이루기도 했다. 드라마가 나간 이후 팬레터가 답지하는 것도 그 무렵이 처음이었고, 더구나 여성 팬들이 몰려와 주연배우를 밖에서 기다리는 것도 초유의 일이던 시절이었다.

최초의 ‘쫑파티’에 최초로 늘린 드라마
최초의 팬레터에 최초의 여성 팬들 몰려

그리고 방송사 안팎에서 누구든 만나는 사람마다 ‘흥분하지 말라’는 말을 유행어로 주고받을 정도였으니 그 무렵 이 드라마와 이일웅의 인기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워낙 시청자들의 인기가 높아가니 당초 예정보다 늘리고 또 늘렸다. 처음에 1백회 예정으로 시작했다가 자꾸만 늘리고 늘려 1백 35회나 더 방송을 했으니까 인기드라마의 방송을 예정에 없이 늘린 것으로도 ‘미스터리 흥분하다’가 최초라고 할 만큼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록은 ‘쫑파티’다. ‘쫑파티’란 원래 끝낸다는 뜻의 종(終)을 좀 세게 발음한 것으로 국적불명의 조어(造語)거나 일본에서 들어온 말처럼 되어있다. 훗날 우리식으로 ‘종방연(終放宴)’이란 말을 만들어 바꿔 쓰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미스터리 흥분하다’는 방송사가 비용을 들여 ‘쫑파티’를 해준 첫 번째 사례였다. 오죽하면 방송사가 공식적인 비용을 들여 그동안 수고한 출연진과 스태프들 전부에게 고맙다고 뒤풀이 파티까지 열어줬겠는가. 물론 이 일이 하나의 선례가 되어 그 후로는 모든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방송사 예산이든 자비를 모으든 이른바 ‘쫑파티’라는 걸 하나의 관례처럼 빠짐없이 하게 되었다. 일일연속극으로 인기가 치솟아 처음에 예정했던 편성을 할수 있는 데까지 늘린 드라마, 최초로 방송사 예산으로 모든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거창하게 ‘종방연’을 열어준 드라마, 시청자들로부터 팬레터가 답지하고 여성 팬들이 방송사까지 몰려와 주연배우를 보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통에 즐거운 비명을 지른 드라마....그 한복판에 20대의 젊은 나이로 일약 스타가 된 탤런트 이일웅이 있었다. 그의 출세작은 ‘미스터리 흥분하다’였고, 그 후로 이일웅은 비중 있는 중견연기자가 되어 한동안 눈에 띠는 작품이면 모조리 출연하는 행운의 사나이로 종횡무진 TV드라마의 세계를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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